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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길의 책이야기]‘젠장모드’에서 ‘OK모드’로 바꾸는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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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여직원들끼리 알력이 생겼다. 세 명의 직원들이 자신을 욕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한 직원이 나를 불렀다. 면담요청이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고 더는 못참겠다는 것인지 화가 나 있는 상태다. 지금 막 일어난 일이 아니라 두어 달 진행 된 듯 했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직원 세 명의 직원과 회의실에 마주 앉았다. 서로 다 자기들이 먼저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누가 문제인가?

복잡할 듯 했던 이 문제, 직원들이 이후 다시 어느 거리에서 마주쳤는지는 모르지만 해당 직원이 퇴사함으로 해결되었다. 내가 한 일은 각자에게서 들어보는 일 말고는 달리 없었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했던 이들, 직급으로 누르고 화로 누르려고 하는 것은 ‘환자’로 취급받는다. 이제는 설득력을 갖춘자가 이긴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통해 소개된 ‘설득의 법칙’이 베스트셀러로 서점가를 누비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많이 읽히는 책 중의 하나. 상호성의 법칙과 호감의 법칙을 비롯한 여섯가지 법칙이 주 내용을 구성한다.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마크 고올스톤의 이 책은 흥분된 상태의 상대로부터 긍정의 답을 얻어내고, 거절의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OK를 얻어내기 위한 방안들을 찾아본다. 그 방안의 핵심은 바로 상대의 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자기조절 능력이 그 첫 번째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는 것이다. 화가나는대로 행동한다면 상대와 원만한 관계를 가질 수 없다. 일에 있어서는 물론 이거니와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 몇초라도 빨리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느냐가 곧 사람을 끌어당기고 설득하는 데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판가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

두 번째는 공감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상대를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나란히 가고 있음을 인지시키고 전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상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끄려고 하지 끌려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끌려간다고 생각하고 일을 오히려 더 망치기보다는 함께 하는 부분을 인식시키고 인정을 받는 것이 더 필요한 때이다.

모임에서 보면 항상 자신의 이야기만 하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일을 하며, 돈이 되니, 안되니 하며 이야기를 이끌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는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고 옆 사람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게 뭔가. 당장 이야기는 들어줄 지언정, 다시 만나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을 사람이다. 상대가 존중받고 있고 귀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어라. 말과 행동으로.

세 번째는 변화를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변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본인이 깨우치고 움직이는 것은 습관으로 형성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억지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그렇다. 회사발전에는 득이 되지 않는다. 잘 못한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를 생각게 하라는 것이 저자의 요지이다.

어느 날 오후, 빌딩 안 로비에서 경비반장정도로 되어 보이는 분이 출입문 앞에선 한 경비원에게 무전을 친다. 이름을 부르며 호출해보지만 듣지 못했는지 답이 없자. 그에게 가서 무전기가 안되냐고 하면서 뭐하는 거냐고, 화단에 앉은 학생들 앉지 말라고 하라는 것이다. 경비를 소홀히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적상황에 앞서서 그의 행동을 보며, 저런 말 말고 다른 말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말보다는 다음 번에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움직이게 하는 말을 생각했다. 꾸지람을 듣던 그 분, 온 지 1주일 된 듯 한 분이었다.

문제 없이 진행되는 일들은 사람과의 관계에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는 일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문제가 존재한다. 신뢰관계 내지는 업무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내부고객이 되었든 외부업체가 되었든 마찬가지이다. 이 책 후반부에서는 바로 이같은 부분의 해결방안을 사례별로 정리, 제시한다. 무엇보다 무너진 균형을 회복시키고, 부조화를 조화로운 상태는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런 경우 상대를 탓하기 보다는 내 안의 문제점을 먼저 보고, 그로 하여금 답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라는 것이다. 무엇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한 템포 쉬고 들어가 묻는 것이 상대의 답을 얻고,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저자는 파악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모두 자신의 성과와 업적을 생각한다. 일생을 살면서도 무엇인가를 남기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잠깐 일 뿐이다. 오래도록 기억나도록 하고 싶다면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할 일이다. 평범한 질문은 효과가 없다. 같은 질문도 인상에 남을 수 있도록 전달하도록 노력해볼 일이다.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는 제목이 무척 강한데, 내용은 바로 화가나 있는 상대를 진정시키고, 그를 내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처음 앞 부분에 뇌의 종류를 3개로 보고, 맨 아래가 파충류인 뱀의 뇌, 그리고 포유류인 쥐의 뇌, 영장류인 인간의 뇌로 구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이다. 즉흥적인 뇌에서 감정이 있는 뇌로, 그리고 이들을 포괄하고 분석하는 뇌로 파악을 했다.

말도 안하고 일만 하는 동료가 있다면 한 번 그를 가만히 지켜 봐라, 왜 그가 그런가, 말 좀 해보라고 다그칠 일이 아니다. 그와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은 무엇인가를 한 번 생각해 보라. 공간을 막고 있는 벽은 없는 것 인가를 짚어보고 들여다 볼 일이다. 버스 안 퇴근 길 휴대폰 통화를 하는 직장인들, 회사 근처 빌딩 숲 골목 사이의 주점에서는 연일 이런 저런 관계들 속의 문제를 안주삼아 끊이지 않는 말을 반복적으로 내놓는다.

이 책, 신임팀장으로 승진한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얼마전 팀장으로 승진했는데, 먼저 온 나이 한 살 위의 팀원이 부담스러운 후배가 있다. 그 후배가 읽기에도 좋겠다. 아직 문제 해결이 안되었다면 말이다. 부서간, 혹은 부서팀원들을 대하는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이한 질문이 아닌 문을 열게 하는 독특한 질문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던 설득의 논리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마크 고올스톤

타임비즈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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